심장이나 간은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할 수 있는데 왜 모발은 안 되는가? 이는 신체가 지닌 항원-항체 반응, 즉 거부 반응 때문이다.
"제머리를 뽑아서 주면 안 되나요?” 모발이식을 결심하고 병원을 찾아온 모자, 아들의 적은 머리숱이 안타까운 나머지 어머니가 한 말이다. 자식 사랑이 간절한 것은 알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불가능하다.
모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작은 장기다. 모발이식은 심장이나 간을 이식하는 것과 달리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발을 이식하는 ‘자가이식’이다. 그렇다면 심장이나 간은 다른 사람의 것을 이식할 수 있는데 왜 모발은 안 되는가? 이는 신체가 지닌 항원-항체 반응, 즉 거부 반응 때문이다. 큰 사고를 당하거나 화상을 입는 등 피부에 손상을 입은 경우 자신의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이때는 자신의 조직이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 없다. 모발도 마찬가지다. 특히 피부와 모발은 항원성이 매우 강한 조직으로 타인의 피부나 모발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론 심장이나 간을 이식하는 것도 큰 거부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장기들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을 없애기 위해 조직 적합성 반응검사를 실시하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문제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다른 사람의 장기에 대한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세균 감염에 대한 면역성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조그만 감염에도 저항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심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고, 암 발생률도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서까지 타인의 모발을 이식하지는 않는다.
모발이식은 결국 자신의 모발을 사용해야 하는 장기이식이다. 자연스러운 모발이식을 위해서는 ‘모낭군 이식술’을 이용하는데, 이는 두피에 정상적으로 분포하는 모낭군을 이식하는 것으로, 원래 모발의 분포 상태를 그대로 보존해 이식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개의 모낭에는 1~3개의 모발이 군을 이루어 함께 자라는데, 이를 동양인의 모발에 맞게 개발한 식모기를 이용해 이식하면 모낭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생착률이 높고 흉터가 남지 않는다.
도움말 : 안지섭<닥터안 모발이식클리닉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