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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경이코노미-건강칼럼)뒷머리 탈모가 적은 이유
작성자 Dr.Ahn

[건강칼럼] 뒷머리 탈모가 적은 이유 
 
질문 하나. 탈모가 진행되면 이식한 머리도 함께 빠질까. 답은 아니올시다다. 후두부 모발은 유전형질이 달라 옮겨 심어도 탈모되지 않는다.
심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모발이식수술을 생각하게 된다. 시간과 비용, 약간의 통증까지 생각해야 하는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모발이식 시 가장 많은 사람이 묻는 것은 이식된 모발이 ‘다시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탈모는 평생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옮겨 심어도 탈모가 진행되면서 빠져버리면 수술한 효과가 없지 않느냐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모발이식에 있어서는 ‘토양’보다 ‘뿌리’가 중요하다. 아주 심한 탈모인 경우에도 귀 옆머리와 뒤쪽에 자라는 머리는 평생 남아 있게 된다. 이 모발을 그대로 추출해서 탈모부위에 옮겨 심는 것이 모발이식수술이다.
모발이식을 시도한 것은 ‘공여부 우성(donor dominance)이론’을 적용하면서부터다. 1950년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 ‘바스키’는 음모와 겨드랑이 털을 두피에 이식했는데, 그 성질이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이를 ‘오렌트라이히’가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공여부 우성 개념이 정립됐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교차로 이식해봤다. 뒷머리의 굵은 머리카락은 탈모부위에 이식했고, 이마 쪽의 가는 머리카락은 뒷머리에 이식했다. 그 결과 이마로 옮겨진 머리카락은 여전히 굵게 자랐고, 뒤로 옮겨진 머리카락 또한 여전히 가는 상태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모발 색깔도 유지되는데, 흰머리를 이식하면 그대로 흰머리가 자란다. 이 원리에 따라 모발이식 시술은 발전하기 시작했고, 탈모가 일어난 이마 쪽 부분뿐 아니라 흉터로 인한 탈모부위, 눈썹, 부족한 음모 등에도 이용하게 됐다.
남성형 탈모유형을 보면 우선 전형적인 형태로 앞이마 선이 뒤로 후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수리 부분에서도 모발이 빠져 결국 합쳐지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는 앞이마형으로 앞쪽부터 머리가 계속 빠져 점차적으로 정수리까지 진행되는 형태다. 마지막으로 정수리형은 정수리 부분의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이 주 증상이다. 어찌됐든 뒷머리가 먼저 빠지는 경우는 없다. 심한 탈모가 진행돼도 뒤쪽의 머리는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후두부에 탈모가 진행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한 탈모 진행돼도 뒤쪽 모발은 남아 있어

탈모증이 있는 사람들은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탈모가 일어나는 모낭에서 강력한 호르몬으로 변화되는 양이 많다.
남성호르몬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테스토스테론’이 체내를 순환하다가 필요한 장기에서 강력한 형태인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해 모낭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탈모가 나타난다.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모발 내에 ‘제2형 5-알파 리덕테이즈(5-∝-reductase(typeⅡ))’라는 효소가 있어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5∝-RⅡ를 만나면 DHT로 변환된다. 앞이마 쪽 머리에는 이 효소가 있지만 후두부 모발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은 DHT로 변환되지 못하고, 따라서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에 젊을 때 머리가 많이 빠진 후, 혹은 나이 들어 다 빠지고 나서 병원에 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모든 질환이 마찬가지지만 탈모 역시 진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후 의사와 상담해 모발이식이 결정되면 원래 성질을 그대로 갖고 이식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식수술 시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일반적으로 후두부에 자라는 머리는 앞쪽보다 굵은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이식하면 앞머리 부분이 너무 굵어 어색해진다. 때문에 헤어라인 근처에는 비교적 가는 머리를 심어 자연스러운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안지섭 닥터안 모발이식전문병원 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49호(10.03.31일자) 기사입니다]